코로나19는 불가항력일까? 코로나19와 계약상 채무불이행의 관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이후, 우리의 일상이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상당수 직장인들이 그간 말로만 들어봤던 재택근무를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지요. 막상 재택근무를 해보니 더 불편하다는 볼멘소리(?)도 간간히 나옵니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도 여파가 상당합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매출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뜻하지 않게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구매를 취소하는 경우도 있고, 해외로부터 자재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물품 제조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습니다. 웨딩, 여행, 강의, 행사 관련 업계는 예약 취소가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원래 계약을 어기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일반적인 법 원칙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전례 없고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의 계약은 어떨까요? 가령 코로나19라는 상황이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원료를 공급받아서 물품을 제조할 수 있었던 회사는 현 상황에서 거래처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요? 코로나19라는 상황이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던 예비 신혼부부는 예식을 취소하면서 위약금을 전부 부담해야 할까요?

이럴 때 고려해보아야 할 법률 이슈는 바로 “불가항력”이라는 개념입니다.

누군가가 법적 책임을 진다는 것은, 그에게 책임을 질 만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가 계약 이행을 하지 못했는데, 그 결과가 그 행위자의 잘못에 따른 것이 아니라면 100%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합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불가항력”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계약서에 “천재지변, 전시 등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당사자의 책임이 아닌 경우”와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계약상 채무불이행의 책임을 지우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천재지변이나 전시와 같은 상황은 계약 당사자가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법원은 “채무자의 지배영역 밖에서 발생한 사건으로서 채무자가 통상의 수단을 다하였어도 그 결과를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하였음이 인정되는 경우’라는 기준을 제시합니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다59475 판결). 법원이 제시하는 기준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때문에 불가항력인지 아닌지 여부도 각 사안에 따라 그 판단결과가 달라집니다.

다만, 여러 기존 사례를 보면 불가항력을 100% 인정받아서 책임을 면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우리 법원은 IMF로 인하여 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었던 사유 만으로는 불가항력이라고 보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1386 판결). 또한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인하여 제주도를 찾은 중국 관광객이 46~83% 감소하고 취항 예정이던 중국 전세기 1,354편 중 1,093편이 취소된 정도의 사정만으로는, 여행사가 제주도 숙박업소와 체결한 객실이용계약이 불가항력으로 파기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광주고등법원 2017. 5. 10. 선고 (제주)2016나389 판결].

다만, 책임을 100% 면하지는 못해도, 책임 비율을 감경받는 것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가능할 것입니다. 위 IMF 관련 사건에서도, 우리 법원은 수입자재의 가격이 폭등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채무를 불이행한 수급 업체의 지체상금 책임을 약 40% 수준으로 감액한 바 있습니다.

보통 계약관계에서 발생하는 분쟁 면면을 들여다보면, 어느 일방이 100% 잘못해서 문제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양측 다 할 말이 있는 경우가 대다수지요. 그런데 지금처럼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으로 인해 발생한 위기 속에서는, 거래처 쌍방 모두 더욱 할 말들이 많아집니다. 100% 책임을 떠넘기거나 책임을 질 확률도 더욱 낮아지겠지요.

때문에 사실 책임 소재 유무를 따지기 전에, 거래 업체들 간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상호 합의를 통해 기존의 계약 조건을 변경할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서로 ‘좋게 좋게’ 해결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면, 거래처와 체결한 계약서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 그리고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사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업체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사유가 우리 업체의 잘못으로 인한 것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 분쟁으로 인한 책임을 묻거나, 책임을 추궁당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면 연락 주세요. 법무법인 덕수 기업법무팀 변호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 속에 있는 기업들을 성심껏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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